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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딱딱하지 않은 피코트
    김아**** | 2020-12-05
  • 피코트는 언제나 하나 즘 갖고싶은 아이템이었으나 좀처럼 손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 특유의 무거운 느낌 때문일까요?

    유럽의 역사 속ㅇ서 탄생한 의복들은 동시대에서도 여전히 멋스러우나 그 당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옷들이죠.

    그런 면들이 제가 서울의 한가운데서 입었을 때 마치 코스프레를 한 것 처럼 어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피코트를 비롯하여 질이 좋은 남성복일 수록 어떤 양식 같은 요소들이 유독 강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여성복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여성복 특유의 매끄러운 선과 면도 그렇지만, 남성의 역사에서 탄생한 옷이 여성에게로 넘어 갔을 때

    훨씬 유연한 확장과 베리에이션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가 피코트에서 바랐던 조건은 당연히 피코트의 정체성을 기반을 두되,

    재킷 형태의 코트 처럼 간소한 정서에 전면을 오픈해도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네, FF의 피코트.

    착장 했을 때 사진과 같은 실루엣을 보여줍니다.

    사진상에서는 조명과 보정 때문에 은은한 파란색이 보였고, 블랙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그런 색감이 나오길 바랐지만

    딱 깔끔한 블랙 그대로네요.ㅎ

    코트는 미니멀 합니다. 더이상 손 댔다가는 피코트로써의 의미가 사라질 것 같습니다.

    피코트에서 답답한 느낌을 내는 선 굵은 스티치가, 라펠 자락이나 봉제에서 옅게 표현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역시 (적어도 제겐) 무의미한 소매의 밴드나 단추, 가슴의 핸드워머 포켓은 없습니다. 단 옆구리의 주포켓이 굉장히 큽니다.

    히든포켓 형식과너비가 큰 옷의 성격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네요.

    미니멀 하면서도 피코트의 정체성을 지키는 결정력은 원단에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한국에서 롱코트를 접할 때 느끼는 모헤어가 있는 부들부들거리고 찰랑이는 이채리 스타일의 울이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혹은 실제 피코트를 처음 입었던 해군들이 날카로운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그런 빳빳하고 형태가 갖춰진

    밀도 높게 압축된 울 형식입니다.

    단, 그 보단 얇고, 표면은 매끄럽게 가공되어 캐쥬얼하게 만드셨더군요.

    이 것도 피코트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우리에게 맞도록 미니멀하게 덜어낸 부분이잖나 싶습니다.

    다른 피코트와 비슷한 기장이지만 둘레가 여유로워 기장이 ‘길게’ 느껴지지 않네요.  이런 면에서도 캐쥬얼적인 느낌이 잘 살아납니다.

    프론트를 오픈 했을 때 사진에서 처럼 전면의 두 (뭐라고 해야 할까요)접합 부분이 앞으로 말리는데

    개인적으론 이 부분이 참 세련된 것 같아 제일 마음에 듭니다.

    피코트의 단단하고 빳빳한 정서가 이 곡선으로 완하되면서 풍성해지는 것 같거든요.

    전면 단추는 더블브레스트로 여섯개입니다. 라벨의 끝은 상단의 단추 위치까지 떨어집니다.

    라펠은 완전히 접혀있지 않고 길만 살짝 들여 있습니다. 그래서 오픈했을 때 예쁘게 말릴 수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가슴이 깊히 파이는 걸 좋아해 중단 단추까지 라펠을 접어봤더니 라펠의 떨어진 낭개가 딱 이어지는 정도가 되더군요.ㅎ 의도하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ㅎ

    보온성은 다른 코트에 비해 떨어지긴 합니다. 어차피 피코트는 보온의 개념 보다 매서운 바람을 막기 위한 옷이니까요.

    무엇보다 전 디자인을 보고 산 것이니까요.(가격대까지 생각하면 설득력이..) 스포티하게 활용할 때 생각하면 적당한 정도이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긴 코트 홀릭이지만 그런 만큼 활동적인 코트가 필요했었는데 그럴 때 마다 이 코트에 손이 많이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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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ian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

    후기 남겨주실때마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도 그렇지만,
    의류에 대한 경험도 풍부하신 것 같습니다

    정성스럽게 후기 남겨주신 부분에 다시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당사의 모든 제품이 모든 사용자들에게 같은 값의 만족을 전할 순 없어도,
    이렇게 저희들의 제품을 이해하고 응원 해주시기에 그저 더 겸손히, 더 섬세히
    제작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답변을 더 상세히 적어 깊은 소통 드리고싶으나, 이미 남겨주신 글에 살만 더 하는것 같아 짧게 줄이겠습니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여 좋은제품 생산하는 퍼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 D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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